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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이야기

원목가구 입문기 - PB, MDF, 집성목, 합판이 무엇인가요?

우리집 = 오합지졸 가구전시장(PB부터 솔리드원목까지) 

공지사항에 쓴 것과 같이 저는 평범한 맞벌이 초보 주부입니다. 처음엔 예쁜 것 좋아하는 남편 손에 끌려다니며 이 가구 저 가구 보았으며 남편도 저도 아는 것도 없이 예쁘고 가격이 적당하다 싶으면 실물을 보지도 않고 덜컥덜컥 가구를 구입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집안에 오합지졸 가구 컬렉션이 완성된 것입니다. 원목가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하나둘씩 알게 되는게 늘어갈수록 우리집안의 가구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참 재미있게도 우리집에는 참으로 다양한 소재의 가구들이 있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원목가구에 입문하는 분들을 위해 원목가구의 다양한 소재들에 대해 블로깅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역시 초보자이기 때문에 이런 전문적인 내용을 블로깅하는 것이 약간 꺼려지지만 신혼부부 시절 여기저기 정보를 얻어 헤매고 다니며 누군가 쉬운 용어로 한번 정리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을 떠올리며 글을 써 보았습니다. 

<최고의 재료, 티크 솔리드 집성목(어떤 가구의 일부일까요?)>


<가구의 여러가지 재료>

지난 포스팅에서 이용했던 마켓엠의 그림입니다.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다시 한번 인용합니다. 


너희들은 명백하게 원목가구라 할 수 없다.

1. PB(Particle board)와 MDF(Medium density fiberboard)

PB와 MDF는 톱밥같이 잘게 부순 나무조각을 접착제와 함께 열처리해서 붙여 만든 합판(Board)입니다. PB는 이름 그대로 나무조각을 성글게 붙여만든 것이고 MDF는 나무조각에서 분리한 섬유질을 접착제와 함께 열처리하여 PB보다는 더욱 밀도있게 붙여 만든 것입니다. MDF는 표면이 매끄러운 반면 PB는 듬성듬성 나무조각이 보입니다. 가격 역시 MDF보다 PB가 훨씬 저렴합니다. MDF는 표면이 매끄러워서 바로 도색을 할 수도 있지만 PB는 겉에 대부분 시트지를 붙입니다. 

<MDF>                                                        <PB>

PB나 MDF를 사용한 가구를 원목가구로 보지 않는 이유는 접착제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MDF나 PB로 만들어진 가구에서는 포름알데히드가 일정량 방출됩니다. 

포름알데히드가 얼마나 방출되느냐에 따라 SE0, E0, E1, E2 가구로 나누게 되고 국내에서는 E1까지를 친환경가구로 보고 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갑론을박중인데 선진국에서는 E0부터를 친환경가구라고 하고 어떤이는 E0수준도 좁은방안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반드시 SEO급의 가구를 사야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두닷 피랙선반의 선반부분(PB에 LPM)>

우리집안에 있는 PB으로 만든 가구입니다. 역시 합성 무늬목 시트지를 붙였는데 일반적으로 무늬목 시트지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PVC 재질보다는 약간 더 좋은 재질입니다. (LPM보다 더 좋은 것은 HPM입니다. LPM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에 Maple tree님이 달아주신 답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닷의 가구들이 괜히 싼 것은 아니였습니다. 

<매스티지데코의 다빈치서랍장 상판(MDF에 천연무늬목)>

역시 우리집안에 있는 MDF에 천연무늬목을 씌운 매스티지데코의 다빈치서랍장입니다. 천연무늬목은 말그대로 통나무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얇게 발라낸 나무의 일부입니다. 최근 디자인 가구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익숙하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시세이의 Urban nature 서랍장(MDF에 천연무늬목)>

시세이 역시 MDF에 천연무늬목을 씌워서 가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시세이의 천연무늬목은 아메리카 애쉬(물푸레나무) 소재라고 합니다. 

너희도 원목인가?

2. 조인트 집성목

집성목은 작은 나무조각들을 이어붙여서 만든 나무(?)입니다. 나무조각들을 이어붙인 핑거부분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탑 핑거조인트 집성목과 사이드 핑거조인트 집성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집성목은 집성하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당연히 가격이 달라집니다. (나무의 가격과 등급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블로깅하도록 하겠습니다.) 

 1) 탑 핑거조인트 집성목 :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손가락모양으로 나무들이 붙어있는 모양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목공소에서 제작해온 전기밥솥과 렌지대(탑핑거조인트 집성목)>

싱크대하고 사이즈를 맞추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굳이 굳이 목공소까지 찾아가서 맞춰온 렌지대의 나무가 탑 핑거조인트집성목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갔기 때문에 제일 싸구려 나무로 만들어주신 것은 물론이고 바가지도 엄청 씌우셨습니다. 가격은 당연히 사이드핑거조인트 방식보다 저렴합니다. 

<이케아 Bakvam 스텝스툴(사이드핑거조인트집성목)>

위에서 보면 핑거조인트부분이 없어서 착각할 수 있지만 가로세로 이어붙인 모양이 있으면 100% 사이드핑거조인트 집성목입니다. 블로그에서 소개해드렸던 대부분의 가구브랜드(카레클린트, 도이치, 예딤, 백홈, 한쎈)는 사이드핑거조인트 방식의 집성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작나무의 경우 솔리드 집성목으로 만든 가구를 찾기 어렵습니다. 솔리드로 만들었을 경우 터지거나 휘어지는 현상이 잘 발생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자작나무 가구의 경우는 조인트집성목을 이용하거나 합판을 이용하게 됩니다. 2012.07.31 수정)

3. 합판(플라이우드)

합판은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나무를 얇게 편 후에 직교방향으로 켜켜히 층을 쌓아 만든 나무입니다. 합판이 일반적인 용어이지만 MDF 합판, PB합판 등의 용어와 구분하기 위해 플라이우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케아의 FROST 스툴의 옆면(자작나무 합판의 단면)>


<Elssi의 자작나무 티슈케이스(무늬처럼 보이는 것이 자작나무합판의 단면)>

자작나무합판으로 가구를 만드는 브랜드로 소개해드린 곳은 퍼니그람이었습니다. 자작나무합판을 이용하여 만든 도이치가구의 식탁도 보여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인트집성목과 합판(플라이우드)로 만든 가구를 자신있게 원목가구라고 소개하지 못한 이유는 이들역시 접착제 논란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이정도면 원목가구라고 불러야 한다는 입장과 조인트할 때 쓰이는 접착제나 합판을 만들 때 사용하는 접착제가 있으니 진정한 원목가구는 아니다라는 입장이 있어서 저 역시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내가 진짜 원목이다. 

4. 솔리드 집성목

솔리드 원목은 가로세로 붙여진 것이 보이지 않고 긴 나무조각을 붙여서 만든 것입니다. 조인트집성목처럼 나무조각을 붙여서 만든 것은 맞지만 짧은 나무조각을 가로세로로 붙인 것이 아니라 한방향으로만 길게 붙어있는 모양입니다. 어떤 판재보다도 접착제가 최소로 사용되는 친환경적인 재료입니다. (물론 통원목으로 만든 가구도 있겠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세덱 에쓰니크래프트 책상 상판(솔리드 티크 집성목)>

세덱의 에쓰니크래프트 책상의 상판입니다. 가로세로 무늬가 전혀 보이지 않고 너비도 적당한 10cm 안쪽입니다. 너비가 너무 넓으면 가구가 뒤틀릴 수가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집 가구중에 최고의 재료로 만들어진 가구는 세덱의 에쓰니크래프트 가구입니다. 

<매터앤매터의 레그체어 상판(솔리드 티크 집성목)>

매터앤매터의 레그체어 상판도 역시 솔리드 집성목입니다. 세덱의 에쓰니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폭이 10cm이내입니다. 그래도 가장 최근에 구입한 가구가 가장 좋은 재료였다니 위안이 됩니다. 

가구의 재료들을 살펴보니 역시 비싼 가구들의 재료들이 좋군요. 물론, 원목의 종류에 따라 같은 집성목이라도 가격의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막연하게 다루었던 나무들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