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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이야기

젊은 목수들, 우리 시대의 새로운 가구 제작 스튜디오를 찾아서

연말에 블로그를 운영하며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포스팅하겠다는 계획은 또 다시 찾아온 포스팅 차단과 함께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만 게시되었던 글이었던지라 보신 분들도 있고 못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두달정도 지나면 다시 복원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대신 새해를 맞이하여 동고비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께 책과 함께 인사드립니다. 젊은 목수들이라는 책입니다. propaganda라는 출판사에서 만든 책인데 제가 포스팅했던 가구들에 대한 내용도 있고, 관심을 갖고 있던 다른 브랜드들에 대한 내용도 있어서 재미있게 었습니다. 정성들여 만든 수제 공방 가구를 갖고 싶으신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책에는 총 10개의 가구 공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스튜디오의 목수(혹은 디자이너 혹은 작가)들과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공방과 젊은 목수들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선호하는 목재, 마감에 대한 내용도 들어있어서 가구를 제작하는 방식이나 가구 제작의 어려움 등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오크우드 스튜디오, 밀로드, 아이네 클라이네, 정재원 가구, 길종상가처럼 이미 유명해진 가구 공방도 포함되어있지만, 스탠더드.a처럼 얼마되지 않은 가구 공방과 메이앤, 베치, 메이커, 지요의 목공소처럼 새롭게 알게된 가구 공방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드리는 것보다 각 공방의 가구를 한가지 정도 소개하고 공방의 홈페이지를 링크해 놓는 것이 책을 읽고자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소개되는 가구는 각 공방의 목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구 종류에서 제 마음에 드는 가구들을 주관적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오크우드 스튜디오(임병갑, 김형철)

 

<Huge cabinet,MM-230(1,980,000원)>

 

http://www.oakwoodstudio.co.kr/

 

설명이 필요없는 오크우드스튜디오입니다. 화이트오크를 주재료로 멋진 비례감을 보여주는 가구를 제작하는 공방입니다. 제가 올려놓은 가구는 김형철 목수님이 좋아하는 가구 품목이라고 한 캐비넷에서 골랐습니다. 저도 설명을 보고서야 알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이 멋진 서랍장은 몸통 내부에 스틸 프레임으로 라인이 처리되어 있습니다.

 

밀로드(유정민)

 

<OR CHAIR(Oak : 600,000원, walnut : 650,000원)>

 

http://www.millord.com/

 

 일전에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 밀로드입니다. 산업디자이너였던 목수가 만든 선이 날렵한 가구입니다. 유정민 목수는 가장 애착이 가는 품목으로 의자를 꼽았기에 밀로드의 대표 가구로 OR CHAIR를 골랐습니다.

 

아이네 클라이네 퍼니처(이상록, 신하루)

 

<EKDK-01B(1,485,000원)>

 

http://www.ek-furniture.com/

 

아이네 클라이네 퍼니처는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간지가 넘치는 가구입니다.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를 연상케하는 이름뿐만 아니라 '시간의 무게를 견디는 가구'라는 멋진 수식어까지. 주문 생산으로 비교적 고가의 가구를 제작하고 있는 아이네 클라이네 퍼니처는 밀로드와 함께 비슷한 분야의 선발주자입니다. 이상록 목수는 선호하는 가구의 종류로 한정된 요소로 여러가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의자, 그 위 전체가 온전히 자기만의 공간인듯한 책상, 이야기가 담길 여지가 많은 수납장을 꼽았습니다만 이 중에서 저는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가격이 기입되어 있는 예쁜 테이블을 골랐습니다.

 

메이앤 공방(김성현)

 

 

<Rocking chair "ROO">

 

http://www.mayn.kr/

 

목수의 아들, 전직 인디밴드 드러머, 현재는 가구 작가. 김성현 작가(그는 목수보다는 작가로 불리우길 원한다.)는 과감하고 독특한 가구를 만드는 공방 메이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가구 품목은 사진과 같은 흔들의자라고 하네요. 원목에 밴딩기법을 사용해 만든 이 의자는 가구가 가진 하나하나의 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의 디자인 철학을 볼 수 있게 하는 작품입니다. 가격은 홈페이지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저도 궁금하네요. 이 흔들의자의 가격.

 

 

베체(박주연)

 

 

<Arm chair 002(420,000원)>

 

http://www.veche.co.kr/shop/main/index.php

 

신혼가구를 고르다가 결국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금은 공방을 열게 된 박주연 목수의 VECHE입니다. VECHE는 시작점도 그렇지만 위치 역시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위치는 동탄 신도시입니다. 제가 VECHE의 대표 가구로 고른 것은 물푸레나무 의자입니다. 박주연 목수가 가장 선호하는 목재가 바로 애쉬(물푸레나무)이고 가장 선호하는 가구 종류가 의자라고 말하기도 했거니와 제 마음에 가장 드는 가구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VECHE에서 하드우드로만 가구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스프러스 같은 소프트우드로도 가구를 제작하고 있다고 하네요.

 

스탠더드.a(김승일, 류윤하, 안민규)

 

 

<sofa(3p)_01(3,960,000원)>

 

http://standard-a.co.kr/

 

이전에 소개해드린 바가 있는 standard.a입니다. 류윤하 디자이너와 김승일 디자이너가 특별히 선호하는 가구 역시 의자입니다. 가장 쉬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 의자. 의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세 디자이너가 함께 만들다보니 의자는 아직 만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신 소파가 먼저 나왔는데 소파 역시 멋지네요.

 

메이커(이성연)

 

<M&C143(반제품:750,000원,완제품:1,000,000원)>

 

http://www.m-aker.co.kr/

 

집안에 포인트가 되는 예쁜 가구를 만드는 공방, 메이커입니다. 가구라면 뭐니뭐니해도 오일도장을 한 하드우드 가구를 사야지라고 생각해 왔건만 메이커의 가구를 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집니다. 특히 이성연 목수도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수납장은 집만 넓다면  포인트로 들여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가구는 수납장으로도 쓸모가 있겠지만 식탁으로도 멋집니다.

 

지요의 목공소(박현주)

 

 

 

http://www.bygyo.com/

 

캐쥬얼한 느낌의 아기자기한 가구를 만드는 공방, 지요의 목공소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으로 유명해졌다는 지요의 목공소는 집 꾸미기를 좋아하는 여자라면 누구라도 한번씩 탐내는 가구를 만듭니다. 박현주 작가가 가장 많이 만드는 가구는 수납장이라고 합니다. 역시 수납할 공간이 필요할 여자들이 어떤 가구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정 목재나 마감법을 선호하는 공방이 대부분인데 지요의 목공소는 다양한 목재를 사용하고 마감법도 다양합니다.

 

정재원 가구(정재원)

 

 

 

http://www.jeongjae.com/

 

정재원 가구는 언젠가 포스팅하고 싶었던 가구입니다. 정재원 가구를 포스팅하지 않는 이유를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을 정도로 이미 많이 알려진 가구이기도 하구요. 정재원 가구는 정직한 직선과 잘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곡선을 가지고 있는 가구입니다. 과하지 않은 특별함을 지닌 가구라고 할까요. 가구들이 다 특별하고 예뻐서 어떤 가구를 고를까 고민했지만  간결하고 아름다운 의자를 골랐습니다. 너무 예쁜 가구들이 많아서 별도로 포스팅을 하려는 생각도 있습니다.

 

길종상가(박길종)

 

 

http://bellroad.1px.kr/

 

기발하고 재미있고 때로는 과감한 가구를 만드는 길종상가의 한다목공소. 이 재미있는 이름의 상가(?)에는 한다목공소외에도 간다 인력사무소, 걷다 사진관, 밝다 조명이 입점해 있습니다. 이 모든 상점을 혼자 운영하는 사람이 바로 박길종씨입니다. 대부분 믿고 맡기는 고객들의 가구를 제작한다고 하는 길종상가의 가구들은 어딘지 범인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싶은 예술적인 요소가 강합니다. 이런 작품같은 가구를 볼 때마다 아직 내가 이런 가구를 살 정도의 내공은 안되겠다 생각했는데 다시 한번 천천히 살펴보니 역시 사고 싶은 가구가 있습니다. 심플하고 예쁜 신발장인데 불현듯 굽이없는 운동화는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찰 때문에 떨어지지 않으려나라는 생각도 들게합니다. 자꾸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긴 신기한 가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