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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이야기

원목가구 입문기 - 나무의 종류에 따른 원목의 등급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는 없지만 싼 나무와 비싼 나무는 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야기한 것처럼 두번째 원목가구 입문기, 나무의 종류에 따른 원목의 등급에 대해서 쓰려고 합니다.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종종 나무들을 비교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서  언젠가 한번에 정리해서 써보자고 생각했던 주제이기도 합니다. 오늘 등장하는 나무들 역시 우리집안에 있는 가구들을 가지고 설명하겠습니다. 포스팅을 위해 정리해보니 제법 많은 나무들이 있더군요. 역시 나무에 대해 전혀 모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충 가구들을 사모은 덕분입니다.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 

나무는 크게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소프트우드는 말 그대로 다소 무른나무이고 하드우드는 단단한 나무입니다. 당연하게도 하드우드가 더 고급 수종에 속합니다. 무른 가구는 상처가 나기 쉽고 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1) 소프트우드

일반적으로 소프트우드에 속하는 나무들은 침엽수(나뭇잎이 뾰족뾰족한 소나무같은 나무)입니다. 예를 들면 삼나무, 스프러스, 소나무, 미송, 편백나무 등이 소프트우드에 속합니다. 비교적 저렴한 원목가구들은 대부분 소프트우드를 재료로 가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시세이 가구의 서랍안쪽(삼나무 조인트집성목)>

삼나무는 굉장히 무른 나무이기 때문에 바디 부분이 아닌 서랍의 내장재로 주로 쓰입니다. 삼나무를 외장재로 사용했다면 가격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겠지요.

 <이케아 kr의 ladderk 선반(미송 조인트집성목)>

<목공소에서 제작한 우리집 렌지대(미송 조인트집성목)>

이전에 포스팅한 것과 같이 어머어마한 바가지를 쓰고 맞춰온 우리집 렌지대는 미송 조인트집성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연하게도 미송 조인트집성목은 취급되는 조인트집성목 중에서도 가장 싼 가격에 속합니다. 이케아kr의 ladderk 선반도 소나무라고 쓰여있지만 소나무과의 미송 조인트집성목으로 보입니다. 미송은 사진처럼 옹이가 없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입니다. 대부분 탑핑거조인트방식으로 만들어진 집성목은 미송 조인트집성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까사미아 침대 헤드부분(파인 솔리드(?)>

우리집안의 수치, 까사미아의 오슬로 침대입니다. 파인 집성 판재와 MDF에 천연 무늬목이라고 나와있는데 어느 부분이 집성판재이고 어느 부분이 천연무늬목을 씌웠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침대헤드 부분을 찍었는데 솔리드로 보입니다.

<이케아 GORM 선반(파인 혹은 스프러스 솔리드)> 

우리반 광파오븐을 받쳐주고 있는 이케아 GORM 선반입니다. (차마 든든하게라고는 못씁니다. 흔들흔들해서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야 합니다) GORM 선반을 쓰신 분들은 알겠지만 표면이 매우 거칩니다. 뚫려져 있는 구멍만 봐도 스프러스가 얼마나 무른 나무인지 추측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1년간 사용해보고 이사도 다녀보니 소프트우드가 괜히 소프트우드가 아닙니다. 무르고 상처가 많이 납니다. (까사미아 오슬로 침대의 이사 도중 생긴 흠집에 대해서는 이미 포스팅한적이 있기 때문에 또다시 사진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우드를 사용한 원목가구가 많이 있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 때문입니다. 접착제를 사용을 최소로 한 솔리드집성목 가구를 사고 싶은데 가격을 맞춰야 한다면 소프트우드가 대안이 됩니다. 또는 전문적인 목공기구를 갖추고 있지 않은 초보자들도 소프트우드를 사용한 원목가구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물러서 하드우드보다는 만들기 쉽기 때문이지요.

2) 하드우드

하드우드는 활엽수 나무들입니다. 아래 등급처럼 나무를 1등급부터 6등급까지 나누기도 합니다. 상위에 있는 원목들은 더 단단한 경향이 있습니다. (단단한 정도는 밀도, 나뭇결의 방향등이 결정합니다.) 까사리빙보다 더 이전에 같은 등급을 포스팅한 나무그늘님의 블로그를 링크하겠습니다. 아래 등급의 정확한 기준은 링크해놓은 나무그늘님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blog.naver.com/schong369/130097163471 

소프트우드라고 했던 침엽수들은 모두 6등급에 속해있습니다. 활엽수중에서도 같은 수종이라면 더운 지방에 사는 것보다는 추운 지방에서 서식하는 나무들이 더욱 단단하다고 합니다.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아무래도 성장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1등급 : 흑단나무 자단나무

2등급 : 티크, 호두나무(월넛), 벚나무(체리), 마호가니

3등급 : 참나무(오크), 물푸레나무(애쉬), 자작나무

4등급 : 너도밤나무, 단풍나무(메이플), 느릅나무, 오리나무(앨더)

5등급 : 고무나무

6등급 : 삼나무, 편백나무. 나왕, 로지우드 파인, 미송

<등급표 출처 : 까사리빙 6월호(2012.07.27 수정)>

전 흑단나무나 자단나무로 만든 가구는 본 일도 없습니다. 너무 단단해서 가구로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비싸다는 내용을 수정/삭제합니다. 일반적인 경향성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글을 썼는데 단풍나무의 가격이 물푸레나 자작나무에 비해 비싸다는 사실만으로도 등급이 높을수록 비싸다는 문장은 틀린 것이 분명합니다. 물푸레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등의 자재 가격은 아래 행인님께서 달아주신 답글에도 나와있고 저 역시 옹브레네이처 관련 포스팅에서 각기 다른 자재로 만든 가구의 가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룬 바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2.12.12)

아래 답글을 달아주신 민지맘님의 말씀처럼 등급표에서 상위 등급에 있는 원목이라고 해서 반드시 하위 등급에 있는 원목보다 나쁘다거나 값이 비싸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아래 자세히 설명해주셨지만 원산지, 나무를 베는 방법, 나무를 건조하는 방법 등에 의해 원목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원목의 등급이기 때문에 수종만으로 등급을 고려한 본 포스팅을 맹신하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2012.12.12)

위 등급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문을 제기하셨고 심지어는 원목에는 등급이 없다는 댓글을 달아주시기도 했습니다. 제가 인용한 reference가 아닌 가구제작자 목이님의 원목의 등급에 대한 포스팅도 함께 링크하겠습니다.

http://blog.naver.com/chan0713?Redirect=Log&logNo=40138310095

 <세덱의 에쓰니크래프트 좌탁(티크 솔리드)>

에쓰니크래프트 가구의 위엄입니다. 티크라는 최상급의 나무를 사용한데다가 솔리드 집성목입니다. 왜 사람들이 세덱가구를 탐내는지 이유를 알만합니다. (게다가 솔리드 집성목간의 간격은 가장 이상적인 10cm 이내입니다.)

 <카레클린트의 소파(물푸레나무 솔리드)>

카레클린트의 소파도 하드우드인 물푸레나무를 사용하였고 솔리드 집성목입니다.(실제보다 너무 붉은색이 많이 섞여서 찍혔네요.) 카레클린트의 모든 가구는 물푸레나무와 자작나무를 사용했습니다. 소파나 침대에 사용된 물푸레나무는 솔리드집성목이지만 거실장이나 서랍장, 화장대에 사용된 자작나무는 조인트집성목으로 가공된 것을 사용합니다.

(물푸레나무에 대한 정보를 댓글을 통해 여러 분께서 주셨습니다. 가구를 제작하시는 분들께서 달아주신 소중한 댓글이기에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 내용을 토대로 물푸레나무를 상급의 수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내용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2012.8.13)

 

<이케아의 Bekvam 스텝스툴(자작나무 조인트집성목)>

이케아의 Bekvam 스텝스툴은 무려 자작나무입니다. 우리집안의 스텝스툴은 게으른 주인을 둔 덕에 아무런 후처리를 하지 않았지만 스테인을 멋지게 발라주면 여느 고급가구 못지 않은 자작나무 집성목 가구가 탄생하게 됩니다.

<Elssi의 티슈케이스(자작나무 합판)>

가구도 아닌 주제에 한 자리 차지한 Elssi(자작나무 합판으로 만드는 가구 브랜드)의 자작나무 합판 티슈케이스입니다. 표면이 매끄럽고 사진 상단에 보이는 것처럼 단면 무늬가 아름다워 고급 가구를 만드는데 쓰이는 자작나무 합판입니다.

<퍼니처랩의 노리라탄서랍장(오크)>

국내에서 판매되는 오크 가구는 의외로 저렴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퍼니처랩도 그렇지만 이전에 소개해드린 찰스퍼니처에서도 오크를 사용한 도토리 시리즈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둘다 OEM 방식으로 해외에서 제작한 것을 들여오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도 포스팅한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의 원목가구의 가격은 단순히 원목의 재료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습니다. 국내제작인지 OEM 방식인지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지고 디자인에 의해서 달라지기도 합니다. (또한 같은 오크나무일지라도 어떤 원산지의 오크 나무를 쓰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것입니다.(2012.12.14)

<매스티지데코의 레트로화장대 다리(마호가니)>

의외의 발견입니다. 매스티지데코 가구의 다리는 마호가니 나무였습니다. 알고보니 매스티지데코 가구들의 다리는 고급 수종으로 만들어졌군요.

이제 나무의 종류에 대해서 대충 감이 오시나요? 머리가 아프신 분들은 자세히 모르셔도 됩니다. 단지 소나무같이 뾰족뾰족한 나무들은 소프트우드에 속하고 나머지 나무들은 하드우드에 속한다는 것만 아셔도 대성공입니다.